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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관련

7년차 금손 편집자의 끝까지 읽히는 웹소설 쓰기 / 웹소설 심화반 리뷰 (솔직 후기, 강의 적용 사례까지) Feat. 스텔라 튜터

by 나귀턱뼈 2021. 6. 15.

VOD를 듣고 나서, 서론

처음에, 내가 웹소를 쓰고 싶다고 생각한 건 순전히 금전적인 부분에서 서포트가 될 수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었다. 애석하게도 출간은커녕 30화 이상 내지 못하는 병이 있어서 작법서를 많이 찾아다녔다. 작법은 여러 모로 도움도 되었지만 장애물도 되었다. 규칙에 묶여버린다고 하면 이해하기 쉬울까?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작법 자체가 무용하다고 말한다.

 

나는 예술은 '감/재능'이라는 말에 동감하지는 않는다. 그런 타고난 순수성에 대한 신화야말로 창작물을 해치고 더 도약하는 일을 가로막는다고 믿는다. 그래서 작법서 이야기를 할 때, 그것이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작가 중에서는 형식과 구조를 빠르게 파악하는, 이야기에 천부적인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이 약한 사람도 존재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작가로서 훌륭한 글을 쓸 수 없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모든 가르침은, 습득하기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만 충족할 수 있다면, 자격이란 사실상 있으나 마나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왜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가 하면, 가끔 인터넷 소설 커뮤니티에서 편집자 출신 강의자는 거르라는 이야기도 곧잘 들었기 때문이다. 요지는 항상 동일하다. 직접 작문에 뛰어든 작가가 아닌데 강의를 제대로 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전제는 맞는데 결론에는 동의하기 어려웠다. 편집자는 소설 생산자가 아니다. 그렇기에 작가가 만든 작법 강의와는 차별되는 강점을 가진다. 한 작가 개인의 방식을 넘어, 여러 작가의 작문 특성과 타입을 대조해 볼 수 있는 직업 특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웹소설이라고 통칭되는 환상문학들은,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읽는 이의 욕망을 관통하기 위해 탄생한다. / 글은 시대의 사회문화적인 욕망을 투영한다. 나는 이것을 수요의 규칙이라고 부른다.

그렇기에 웹소설이라는 장르적 특성 (수요의 규칙) 안에서, 상업 흥행 구조를 끊임없이 분석하고 구조화할 수 있는 편집자라는 위치가 지닌 넓은 시야가 강점으로 작용하는 건 필연적이라고 생각한다.

 

 

흥행 공식의 왕도에서 이탈하는 것은 판매량, 더 나아가 작가의 생계와 직결된다. 작가가 유행을 의식하는 일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흥행 공식이 정확히 무엇인가, 독자는 어떤 글을 좋아하는가? 되물었을 때 나오는 대답이 항상 같을 수는 없다. 또 아주 모호한 것도 사실이다. 판매는 이론이 아니라 무조건 실전, 현업에서 달리고 있는 사람이 가장 잘 아는 것이다.

 

강의는 장르에 관한 뼈대를 제시한다. 작가적인 아이디어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다. 편집자는 판매량과 통계에 익숙하다. 따라서 직관이 아닌 사실로, 검증된 구조를 특정 아이디어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 역설하고, 골자를 세우는 베이직한 방법론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스텔라 튜터, 경력

 

강의자 스텔라는 업계의 메이저 출판사 디앤씨미디어에서 나온 7년차 편집자이며, 웹소설 쓰는 방법을 강의하고 있다. 현재는 여성향 웹소설 개인 브랜드를 런칭했다. 유튜브처럼 진입장벽이 낮은 (미디어 관련) 직업이 '수요와 공급의 폭풍'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미지 메이킹 전략을 사용하는 것처럼,  웹소설의 생존 전략은 대중의 욕망 (취향)을 캐치하고 충족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가령, 웹소설 계의 메이저 리그, 업계의 선두주자인 카카오페이지를 기준으로 선호되는 작품 성향이라고 하면,

 

모바일 기기에 친화된 문체와, 짧은 시간 안에 해독할 수 있는 간결함. 내적으로 (몰입하기 쉽고, 독자에게 갈등 및 고뇌를 요구하지 않는) 단순하고 강렬한 인물과, 상승형 플롯. 이해가 쉬운 흑/백의 대적 구도를 선호하는 경향성. 마지막으로, 결말은 닫힌 해피 엔딩이어야만 한다는 간단 공식을 꼽을 수 있겠다. 카카오는 아직까진 안전한 흥행 작품을 선호한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는 몇 가지의 소설만 읽어봐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그러한 작업물을 만들어 낼 때, 누군가는 틀에 박힌 듯한 진부함을 주고, 누군가는 진부함 속의 재미를 캐치한다. 플랫한 상업 공식 슬하에서, 유행하는 내용이 일견 비슷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욕망은 항상 고금동서 불문하고 비슷한 것이니까,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더 완성도 있게 욕망을 구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단순한 토대와 욕망을 기반으로, 디테일을 채우고, 막히는 부분을 연결하기 위해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러한 고민을 다년 간의 경험으로 제시한 결과물이 해당 강의겠다.

 

잠시 논점을 이탈하여, 순문학에 대한 이야기다.

그전까지 ‘순문학’이란 현실의 이익에서 결절된, 읽기에 길들여진 독자만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특수한 매체였다는 게 내 의견이다. 그렇기에 현재 판매 시장에서 많이 소외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웹소설이 보급되기 전에도 인소나 장르소설이라는 이름으로 유행을 끌었던 작품들이 존재한다.) 그에 비해 웹소설은 최소한의 에너지와 독해력으로도 즐길 수 있는 문학 장르로, 대중화된 언어와 정서를 투영하는 국면이 있다.

 

순문학은 이제까지 다양한 예술적 기준을 제시해 왔다. 주제, 참신함, 틀을 깨는 구성, 매너리즘에 사로잡히지 않는 발상, 문장의 아름다움, 다층적인 인간 심리의 구현 등등, 현재의 문단과 순문학이 그런 기준을 잘 충족하고 있는지는 알지도 못하고 판단할 수도 없다. 중요한 건 웹소설이다. 순문학을 보는 독자가 이와 같은 기준을 가지고 있다면, 웹소설을 보는 독자는 무엇을 기대하며 글을 구매하는가.

 

사실 답은 비교적 간단하다. 웹소설 한 편만 읽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욕망의 만족이다. (대리만족이라는 단어도 있지만, 반드시 자신을 대입하는 만족만이 존재하지는 않는 것 같아 바꾼 단어다.)

 

이렇게만 보면 웹소설을 쓴다는 건 쉬운 과제처럼 보인다. 공급해야 할 상품과 대중이 원하는 것이 확실한 시장이다. 창작자가 감당해야 하는 건 주어진 재료를, 어떤 방식으로 세련되게 다듬을 것인지 고민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골자가 간략한 만큼 살을 붙여야 할 부분이 생각보다 크다. 정해진 분량과 연재 시간의 연속성을 감안했을 때, 고도의 센스와 탄탄한 기획이 필요하다. 

 

웹소설은 결말이 어떻게 날지 이미 소개글부터 제시된다. 예상할 수 있지만, 그것이 재미있는 이유는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성장이 뚜렷하기 때문이겠다. 이 제한된 환경 속에서, 최대한의 오락성을 뽑아내야만 한다는 임파서블 과제가 작가에게 주어진다. 딱 들었을 때 느꼈겠지만, 창작은 답이 없는 고통이다. 게다가 오로지 혼자 해내야만 한다는 애로사항이 있다.

 

이 강의는 이러한 상황과 웹소설의 생태계에 딱 맞게 등장한 보조 알약이다.

 

서론이 길었지만, 모든 이야기는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허구를 이해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힘을 가진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창작자의 소명이라면, 그것을 보조하는 것이 강의일 것이다. 이 강의는 충분히 보조재의 역할을 한다. 이 짧은 한 줄을 쓰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다.

 


강의 총평

  • 전문성이 있고, 강사의 전달력이 뛰어나다고 느낌
  • 이해가 쉬운 부분인데도 지나치게 길게 설명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 시간을 할애하는 항목이 없음
  • 청취자 입장에서 편안한 말투, 적절한 속도로 명료한 단어를 사용
  • 순수 이론으로 이루어진 작법서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예문 제시
  • 구조화 된 작문 규칙을 설명하지만,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다고 느낌
  • 초심자든 고인물이든 도움이 될 내용, 베이직한 뼈대 위로 특수한 팁이 존재
  • 현 웹소설 업계의 최신 데이터를 반영

 

어떤 부분에서 도움을 받았을까요?

 

혼자 글을 쓰면서 느꼈던 어려움 중 굵직한 것을 정리하자면,

 

  • 대중성과 거리가 있는 취향으로 인해, 이목을 끌기 어려움
  • 플롯 중반부터, 처음에 설정해 둔 컨셉에서 어긋난 사건과 관계의 등장으로 극 자체가 혼잡해짐
  • 인물의 행동과 변화에 명확한 동기와 개연성이 부족함 (혹은 변화하지 않는 인물의 대거 등장)
  • 시작은 창대하지만 끝은 미약하리라, 결말까지 가는 힘이 없고 전개할 수 있는 분량이 적어서 진행이 느림
  • 웹소설 포맷과 맞지 않는 문장과 조형

 

글을 쓰는 사람의 고민은 다 비슷한 것 같다. 그중 답을 낼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기에 뛰어난 작가와 비교적 성과가 좋지 않은 작가가 갈리는 것이겠지만.

 

어쨌든, 내가 기입한 문제에 대한 방안이 강의에서는 등장한다. 작가 지망생이라면 한 번쯤은 구매해서 봐도 좋을 가치가 있다. 원론적인 부분도 물론, 글을 쓸 때 생기는 현실적인 문제에 관해 이해하고 있다고 느꼈다. 습득이 쉽고, 기성 작가의 경우 잊고 있던 팁들을 상기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예문으로 나오는 내용은 다소 옛날 감성이고, 유치한 감도 있다. 아마 최대한 단순한 포맷으로, 직설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택한 방식이 아닐까 싶다. 또한 남주/여주/회빙환 등등 웹소설 업계에서 통용되는 줄임말도 등장한다. 이것이 강의의 전달력을 높이는 건 사실이지만 항마력이 좀 딸릴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밝혀둔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강의 구성과 내용은 치밀하고 촘촘하다. 경험적으로 터득한 지식을, 가장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풀어놓았다. 추천한다.

 

+

이 글은 후기를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다가, 단순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끄적이기 시작한 글이다. 다시 읽어보니 구체적인 추천의 이유보다는 서론이 길어서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더는 미룰 수 없어 포스팅을 올린다. 하지만 이대로 업로드하면 양심이 부족해 보여서, 이제 쓸 일도 없고 너무 망해서 던져버린 시나리오를 예시로 들어, 부족한 설명을 보충하려고 한다.


 

사례

이미 심연 속 어딘가로 던져버린, 그러나 본래 본인이 작성하려고 했던 여성향 웹소설 내용에 강의를 적용해 보았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승계권에서 밀려난 왕족 여성, 학대의 환경에서 자란 여성 조연을 서포트하는 / 종기사 여성 주인공의 이야기'다. 전민희 작가의 <룬의 아이들>을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 요새 유행하는 톤과는 거리가 있지만, 나는 서정적인 성장과 모험 이야기를 매우 좋아한다.

시작 전부터 스토리가 많다. 모든 형제자매를 존속살해하고 왕권의 정점에 군림하겠다는 목표를 지닌 싸이코패스 오빠로 인해, 탑에 감금당한 채 화재를 겪고, 한 쪽 다리를 절게 된 채로 가까스로 도주하지만 국가 내에서는 이미 사망처리 된 여성 조연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먼저 깔린다. 

 

그리고 그런 여성 조연 (여기서부터 공주로 통칭) 의 신변을 한결같이 서포트하는, 충성심 강한 가신이 한 명 등장하는데 이것이 바로 여주인공이다. 그들은 운명공동체고, 목표는 싸이코패스 오빠를 정당하게 폐위시키고 왕족으로서 복권하는 것이다. 둘은 생존을 위해 아무도 자신들을 신경 쓰지 않는 홍등가에 숨어들고, 그곳에서 그들을 유심히 지켜보는 고급 매춘부 남성을 만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남성 주인공의 직업이 심각하게 상업성 없지만, 고집한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초반 설정부터 문제가 있다. 주인공은 공주가 아니라 강인한 무력을 지닌 여성 가신이다. 그리고 본인이 쓰고 싶었던 건 슬픈 순애 치유물이었다. 그런데 투톱 주인공도 아닌 여조의 분량이 어마무시한 건 둘째치고, 무조건 정치군상극이 등장해야 하는 배경이 탄생했으며, 설상가상으로 작가여야 할 나는 정치는커녕 논리적 정합성에 굉장히 약한 타입이다.

 

또 결정적으로 남성 주인공에게 고급 매춘부라는 어마무시한 직업을 줘 버렸다. 그런데 사실, 윤리성이나 대중성을 제외하고도 쓰다보니 남성 주인공이 정치극에서 활약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도피 중인 1부에서는 남성 주인공의 등장이 가능했지만, 본국으로 넘어가는 2부부터 그들은 갑자기 미래를 기약하며 만나지 못하게 된다. 남성 주인공이 할 일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는 뜬금없이 본 직업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의료 시스템 구축'에 헌신하며 투자자를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그리고 로맨스는 실종된다.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플롯의 실패였다. 인물 모두가 통합되지 못한 채 각자의 거대한 (하지만 작가 본인은 전혀 선호하지 않는) 소재를 이야기 속에서 분출하고 있었던 것이다.

 

좋은 이야기는 각자가 가진 이슈가, 맥락에 맞게 한 갈래로 통합되어야 한다. 그 줄기 안에서 다양한 인물의 입장과 목소리가 들리는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런데 메인 소재로 쓸 만한 이야기가 수많은 캐릭터에게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통합의 과정조차 생략된 채, 누구는 의학물을 찍고 누구는 정치물, 누구는 모험물을 찍고 있으니 글이 제대로 진행될 리 없었다.

 

그리고 이런 (처음부터 잘못된) 설정값을 내가 글로 정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강의를 듣고 가까스로 본인이 쓴 망작의 기원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겠지만, 이건 강의에서 내놓은 '기준'을 토대로 정리한 글이다.

 

그렇다면

만일 내가 이 글을 다시 쓴다면, 주인공을 수정하거나 시점, 소재를 수정할 것 같다. 일단 글의 궁극적인 목표 (로그라인) 를 다시 정한다. [대의명분을 위해, 자신의 삶 (그리고 사랑) 을 희생했던 주인공이, 시간을 돌려 올바른 방식으로 삶을 되찾는 이야기] 혹은 [오해와 몰이해로 인해 망가진 관계,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가까스로 깨달은 주인공이 이미 지나간 시간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로.

 

그리고 내용에서 정치와 전쟁을 뺀다. 작중에서 정치극 따위는 나오지 않는다. 언급은 되겠지만 메인 소재가 아닌 것이다. 대신 흥행을 고려하여, 주인공이 모든 일이 끝나고, 목적을 이뤘지만 자신이 진정 원했던 걸 얻지 못했다는 걸 깨닫는 모습으로 1화를 시작할 것 같다. 소재가 로맨스라면, 당연히 얻지 못했던 건 자신의 삶과 욕망,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사랑이다.

 

1화 안에 주인공의 후회, 그리고 과거의 과정을 빠르게 진행시키고, 이제까지의 방향과는 다른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서 주변이 그에 반응하는 모습까지 담아야 할 것이다.

 

기구한 삶을 지닌 여조는, 투톱 주인공으로 넣으면 글의 방향성이 어그러지기 때문에 주인공이 진정한 삶을 영위하는 데에 '장애물'이 되는 인물로 넣겠다. 여조를 향한 애정도 충성심도 죄책감도 부채감도, 주인공의 진심을 왜곡하고 진정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 된다.

 

그리고 남주인공의 경우, 직업과 캐릭터 정체성을 유지한다고 한다면, 글의 시점이 '모든 전쟁이 끝난 후'이기 때문에 등장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주인공이 더는 전쟁에 매여있지 않고, 오히려 전쟁의 과정 속에서 놓아버린 인연을 그리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남주인공이 가지고 있던 이상, 박애 정신 같은 부분은 괜히 잘 알지도 못하는 의료 쪽으로 빼지 말고, 주인공과의 갈등 안에서 남주인공이 도피처로 선택하는 '갈등의 일부/배경'으로 작동시킬 듯하다.

 

그렇게 되면, 이 둘의 관계와 과거를 중심으로 갈등과 오해를 풀어나가는 순애치유물이 성립된다. 내가 쓰고 싶었던 걸 그대로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강의 내용에 대해 짧게 언급했을 뿐이지만, 이런 줄거리 전면 수정은 쉽지 않은 일이다. 스텔라 튜터가 없었더라면 (?)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여기에서 나온 몇 가지 기준은, 내 생각이 아니라 튜터가 제시한 기준이다.

 

대체로 글 쓰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되겠지만, 나는 나의 사례에 국한해서 '이런 사람에게 강의를 추천한다'고 쓰고 싶다.

 

 

1. 대중성과 먼 취향을 지닌 작가

2. 글의 파편은 구성할 수 있지만, 전체 맥락과 줄기를 구성하는 게 어려운 작가

3. 자괴감 때문에 끝까지 뚝심 있게 끌고 나가는 능력이 부족한 작가

4. 글은 완결할 수 있지만, 엉성하고 부족한 부분의 솔루션을 받고 싶은 작가

5. 나의 작문 타입을 알고, 그에 수반되는 어려움을 보완하고 싶은 작가


 

리뷰는 여기까지다. 이후는 강의자 분과 관련한 본인의 이야기를 조금 풀어보고 싶어서 공간을 남겼다. 대단히 영양가 있는 내용은 아니다.

 

일단, 나는 스텔라 편집자의 강의를 듣다가 편집자 일에 흥미가 생겨서 한 달 정도 준비를 한 후 입사에 성공한 적이 있다. 조직 생활보다는 다른 일이 끌려서 편집자는 그만뒀지만, 일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7년이라는 경력에 비하면 초라한 시간이지만, 그 시간 속에서 내가 느낀 건 '웹소설'이라는 매체의 성장 가능성과, 현 세대의 욕망이 어디로 흘러가는지에 대한 얕은 고찰이었다. 흥행한 대중소설은 언제나 시대를 대변한다. 훗날 웹소설이라는 매체는 주요한 사료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장르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었던 계기는, 역시 강의자의 피 땀 눈물을 담은 웹소설 강의겠다. 스물이 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자신이 없었는데, 도전을 하고 성공의 경험을 얻었다. 내가 한 일이지만, 시발점이 된 건 해당 강의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감사의 말을 남기고 싶었다.

 

블로그를 구독하다가 웹소설 심화반이 생겨서 무료 수강권을 재빨리 신청했는데, 생각보다 리뷰가 늦어버려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지만, 아쉬운 대로 이렇게 스텔라 님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을 담아 글을 남긴다. 멋지게 일하는 젊은 여성 편집자, 참 멋있는 것 같다. 모든 편집자와 서브 컬쳐 관련 종사자들에게 응원을 보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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